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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마츠 소스케가 보여준 연기 실력과 가치.

오~늘 2017. 11. 27. 06:00

이미 현대 일본 최고의 배우 중의 한 명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케마츠 소스케가 보여준 표현에 깃들어 있는 퇴적에는 독자적인 무엇인가가 있다. 

 『모즈(MOZU)』와는 전혀 다른 히어로상을 구축시킨 『데스노트 Light up the NEW world』에서 L의 유전자를 계승한 자라는 약간은 무리가 있는 설정을, L이라는 일생일대의 적역이라던 마츠야마 켄이치와 정반대의 접근으로 섬세하고 리얼하게 배역을 완성시켰다. 

더할 나위 없는 영화적인 슬픔을 표현해왔던 이케마츠 소스케가 과연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올해 괄목할 만한 작품은 바로 [태풍이 지나가고(海よりもまだ深く)], [아주 긴 변명(永い言い訳)]이다. 



『태풍이 지나가고』에서는 탐정, 아베 히로시의 후배 역할이었지만 단순히 나이 어린 파트너라는 포지션을 초월, 아베 히로시의 버팀목이 되었다. 



한편 『아주 긴 변명』에서는 비뚤어진 신경의 소설가의 어린 담당 편집자를 연기했다. 여기에서도 연령을 초월해 주인공 모토키 마사하루의 보호자와 같은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태풍이 지나가고]에서보다 한층 더 나아간 추상적인 연기는 이미 영화 속의 세계관 = 룰마저 구성하게 했다. 이렇게까지 풍부한 연기력으로 화면을 장악하는 젊은 배우가 지금 몇 명이나 존재할까. 이케마츠 소스케는 이미 열연의 레벨을 초월했다. 현재의 이케마츠 소스케에게는 이케마츠 소스케적인 달관의 상태에 이르렀고, 그의 연기는 [심야식당 속편]에서도 두드러진다.  



심야식당 속편 영화에서는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케마츠 소스케가 등장하는 두 번째 그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에게 집착하는 엄마가 있는 청년을 연기한다. 엄마에게 연상의 연인을 좀처럼 소개하지 못하는 심약함을 매끄럽게 표현한다. 


이 청년은 소바 집의 외아들이지만, 배달하는 도중에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에서부터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이 첫 장면이 좌우간에 훌륭하기 그지없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움직임. 픽션과 일상이 문득 조우한 듯 보이기까지 하는 매혹적인 충돌을 이케마츠 소스케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말 그대로 연기가 연기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강요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정서를 끌어와 화면에다 뿌려놓는 것일까. 단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행위를 통해서 이렇게까지 캐릭터를 이해시킬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케마츠 소스케의 연기에는 '왠지 모를' 이라는 부분이 거의 전무하다. 우아하고 비범한 연기를 너무도 맛깔스럽게 내어놓는다. 친구를 앞에 두었을 때, 연상의 연인과 함께 있을 때, 그리고 엄마와 말다툼을 벌일 때, 각각의 상황에 어떤 분위기로 존재하는지 그 추이를 체감할 때, 관객들은 이케마츠 소스케의 실력과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수한 감정들을 하나의 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게 오고 가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캐릭터는 갈팡질팡하지 않는다. 붕괴되지 않는 캐릭터는 굉장히 부드럽고, 서투르다.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캐릭터에 저절로 스며들어갔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 그의 연기는 앞으로의 작품을 더더욱 기대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