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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고 있는 일드, 앞으로 어쩌려고 그러나

오~늘 2017. 8. 22. 05:11

서투른 연기자에 경박한 각본, 진부한 연출, 그리고 프로덕션에 의한 촌탁. 일본 드라마 업계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을 각 방송사의 정보 프로그램 해설자인 데이브 스펙터가 일갈하다!

 

난 일본 텔레비전 프로그램 전부가 형편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뉴스, 버라이어티 방송은 세계적으로 봐도 레벨이 높다고 느낀다. 다만, 드라마만큼은 정말 너무 심하다. 20~30년 전과 비교해서 진보하기는커녕, 점점 퀄리티가 바닥을 치고 있다. 특히 문제인 것은 배우의 연기력이다. 나도 텔레비전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 심한 말은 할 순 없겠지만.. 뭐, 연기 수준이 모든 선진국 중에서도 월등한 차이로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중에는 재밌다고 느끼는 드라마도 있다. ‘가정부 미타’처럼 전하고 싶은 주제가 분명한 하이 콘셉트 작품은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야쿠쇼 코지, 키키 키린, 모모이 카오리를 비롯하여 연기가 훌륭한 연기자도 있다. 명작으로 인상이 남아 있는 건 1997년에 TBS에서 방송된 ‘파랑새’가 있다. 주인공이었던 토요카와 에츠시, 나츠카와 유이의 불륜 도피행을 그리고 있는데, 과장된 연기는 일절 없고, 어느 장면도 억제가 잘 되어 있어 화면에서 긴장감이 전해져왔다.

 

어째서 20년도 더 전의 드라마를 거론하느냐면, 그 이후 어른의 감상에 젖을 만한 서구형의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속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의 8할이 연기가 과장되어 있어 ‘나 지금 연기하고 있다’고 얼굴에 쓰여 있다. 뿐만 아니라 말투까지 부자연스러워 대사에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다. 이전부터 궁금했는데 어째서 일본 연기자는 대사를 하는 도중 이상한 곳에서 한 박자를 쉰다. 대사의 어미에서 숨을 내쉬는데, 대체 왜 이렇게 말을 끊어가는 것일까. 어쨌든 대사가 빈틈투성이고 아마추어 같다는 인상밖에 안 남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대화할 때 그러지 않으니까. 게다가 곧바로 감정을 노출하고 고함을 친다. 큰 소리로 대사를 외치는 것이 마음이 담긴 연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말해도 연기자만 비난하는 건 불쌍한 일이다. 아무튼 간에 일본 드라마에 출연하는 건 연기 경험이 부족한 모델, 아이돌 출신의 아마추어 연예인이 너무 많다. 제작진도 힘들 거다. 촬영을 다시 할 때 ‘우리쪽 기술적인 문제로 다시 한 번 부탁합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은 연기력이 부족할 뿐이다. 엄하게 연기 지도를 했다가 여배우라도 울게 되면 번거롭고 어차피 좋아지지도 않아 적당한 선에서 일단락을 짓는다. 그러니 이걸로 걸작이 될 수 있겠는가!

 

난 단순히 일본 드라마를 욕하고 싶은 게 아니다. 오히려 훌륭한 작품을 창출하기 위해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프다. 그런 만큼 언제까지 연기가 서투른 배우를 쓰고, 해외 드라마를 배우려 하지 않는 방송국의 드라마 만들기 자세에 실망할 뿐.

 

해외 드라마는 제작비도 영화 수준이며, 작품의 완성도 또한 이제 할리우드를 능가한다. 더군다나 프라임 시간대에 파격적인 이야기를 편성하고, 철저하게 리얼리티를 추구하고 있으며, 장애아 역할에는 실제로 뇌성마비로 하반신이 불편한 연기자를 캐스팅하기 까지 한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무명 배우만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사회 현상을 일으킬 정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제 일본과는 드라마를 둘러싼 환경이 전혀 다른 것이다.

 

조지 클루니의 출세작이 된 의료 드라마 ER에서도 진짜 간호사를 배우로 쓰고, 수술 장면에서 현실과 똑같은 동작을 취했다. 수술 중 대화도 의학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현장감을 연출했다. 형사 드라마에도 반드시 전직 경찰관을 캐스팅한다.

 

일본에서도 의료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지만 언제나 현실감이 없다. 게다가 어느 드라마의 아역은 매번 세련된 의상을 새로 입고 등장한다. 그런 세세한 것들이 드라마 전체의 리얼리티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서는 일본에서도 여러 채널을 통해 일상적으로 해외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됐다. 해외 드라마에 익숙해지고 나면, 일본 드라마와의 격차는 더더욱 심해진다. 발연기, 경박한 극본, 진부한 연출, 값싼 영상 기술 등등 일본 드라마엔 마이너스 요소만 가득하다.

 

그렇다면 일본 드라마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배우를 바꾸어야 한다. 무명이라도 연기가 제대로 가능한 배우를 캐스팅하면 틀림없이 드라마의 질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게다가 연기력이 부족한 ‘거물급 스타’나 ‘아이돌’을 배제시키면 예산비도 절감된다.

 

그.러.나. 그게 불가능한 것이 현실.

 

원인이라면 바로 일본 드라마 전부, 캐스팅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방송국이 드라마 제작에서 중요시하고 있는 건 시청자가 아니다. 바로 연예 프로덕션과의 관계인 것이다. 방송국 간부가 프로덕션 접대를 받고, ‘우리 애 좀 잘 부탁한다’는 말을 들으면 거절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드라마에 발탁되는 건 연기력은커녕 일반 상식도 없는 귀여움이 무기인 탤런트 뿐. 스타벅스 아르바이트 면접에서조차 떨어질 수준이건만... 결국 방송국이 프로덕션의 의향에 따라 ‘발탁’시킨 것뿐이다. 이것은 버라이어티 방송과 다를 바 없는 구조다.

 

조금만 생각하면 이 흐름이 이상한 건 누구라도 안다. 일류 초밥집의 접대 공세를 받았다고 해서, 참치 구입처를 바꿀 수 있을까? 그러면 가게 평판이 떨어져 손님까지 떨어지는데? 이런 일이 계속되는 건 텔레비전 업계뿐이다. 이 업계는 정말로 시청자에게 감사해야만 한다.

 

미국에서는 방송사 간부 월급이 매우 높아 아예 접대 문화가 없다. 그들은 사적인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 접대를 받지 않는다. 일이 끝나면 귀가하고, 가족과 함께 드라마를 본다. 일본의 드라마 제작 현장은 심야 1시가 넘도록 촬영과 편집에 압도되어 간부가 되면 평일에는 매일 저녁 접대, 휴일은 골프. 일본에서 누구보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지 않는 건 방송 관계자다. 물론 해외 드라마를 연구하고 연출과 컷 분할을 배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드라마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방송사와 프로덕션의 유착 관계를 끊어야만 한다. 2년간 드라마 제작에서 손을 떼고 해외 드라마만 내보내거나, 휴대폰 번호를 바꾸고 프로덕션과 연을 끊고, 부디 접대문화에서 멀어져 해외 드라마를 제대로 공부해주기를....